어느 하버드 졸업생의 세미나 참석후기(송인규)

by 관리자 posted Jul 1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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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보스톤에서 왔습니다. 이름은 송인규이고 나이는 26세입니다. 금년 일월에 대학교(하바드)를 졸업했습니다.
아토피를 치유받으려고 이곳에 왔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하루에 세시간 씩 수영을 하여도 피부가 괜찮은 것 같았기 때문에 안심했습니다. 그러다가 대학교에 들어갔는데 한달만에 얼굴이 완전히 터졌어요. 어느 날 일어나서 베개를 보니까 눈이 왔던 것 같이 듬북 쌓여 있는 거였어요. 그렇게 되어 가니까 차츰 대학생활이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머리 속에 든 생각도 어두워지고 모든 게 힘들어졌습니다. 자연히 우울증도 생겼습니다.

집을 떠나 대학교 를 다니면부터는 낮과 밤이 완전히 뒤바뀐 생활을 했습니다. 해가 뜨면 자고 해가 지면 일어나는 그런 뒤죽 박죽생활이었습니다. 배가 고프면 라면이나 끓여먹고 그것도
귀찮아지면 콜라와 피자를 배달시켜 먹었습니다. 음식은 그런 식으로 때우면서 온종일 한 일이라고는 인터넷에 매달려 게임을 했습니다. 밤 열두시에서 그 다음날 아침 6시까지 하고 눈을 비비면서 잠자리에 들어가곤 했습니다. 늘 그런 식으로 살았습니다. 그리고는 잠자리에 누워서 생각하기를 ‘나는 왜 사는가? 정말 무엇때문에 사는가?’라고 자문하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죽는 것은 정말 겁이 났어요. 그런데 저는 누구든지 다 그렇게 사는 줄로 알았습니다. 저는 영문학도인데영문학 하는 학생들을 보면 영문학 하면서 다 그런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책도 많이 읽으면서 그렇게 많이 고민하고 아무것도 아닌 괜한 것도 심각하고 복잡하게 여기는 것이 더 멋져보이고 폼나 보이는 면도 있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저도 그런 생활 방식이 더 잘나보이고 좋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습니다. 그러다가 한국에 와서 피부과 치료를 받고 또 주사를 맞고 뜻없이 식이요법을 하면서 정말 낫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런 만족감이나 기쁨이 없었습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해서 살아야 하나 하는 자괴감만 들었습니다. 그렇게 식이요법을 좀 하다가 미국으로 돌아가면 다시 인터넷 게임에 빠져들고 피자를 먹고하던 생활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러던 중에 어머니가 저를 이곳 뉴스타트 세미나로 보내셨는데 이곳으로 오긴 오면서도 이곳이 어떤 곳인지도 잘 모르는 채로 막연히 도착했었습니다.
이곳에 와서 첫날하고 둘째날을 무료하게 보냈습니다. 강의는 열심히 들었습니다. 잠도 많이 잤습니다.

그러다가 셋째날이 되었는데 어떤 장암 환자 아저씨를 한 분 봤습니다. 그분의 얼굴이 셋째날에 환하게 달라진 것을 보았습니다. 저도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같은 강의를 듣고 저도 그 아저씨처럼 생각이 확 달라지면서 그 분의 얼굴을 볼 때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 다음부터 강의시간이 좋았고 기다려졌습니다. 대학교 다닐 때에는 운동을 할 생각을 하고 한바탕 뛰고나면 아토피에는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 말로 할 수 없이 간지러웠습니다. 그렇게 되자 운동을 하기보다는 그냥 그 자리에서 운동복을 입은 채로 서서 뻑뻑 긁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온 뒤로 아무리 햇빛에 쬐이거나 뛰어서 땀으로 범벅이 되어도 전혀 간지럽지 않았습니다. 이제 저는 미국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가슴에 희망을 가득 안고 돌아갑니다. 이제 정말 사는 맛이 제게는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제 친구와 즐겨 먹던 피자, 라면, 코카 콜라 같은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싹 사라졌습니다. 이제 제 앞으로의 미래는 밝고 행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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