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러지와 아토피

알러지 반응은 왜 일어날까?

by Admin posted Jul 1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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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러지 현상을 좀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몸 속의 세포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물질이 들어왔을 때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이상이 없지만 내 몸의 면역력이 떨어져 그 물질이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되면 세포들이 몸을 보호하기 위해 어떻게든 쫒아내려는 반응이 바로 알러지다. 물론 면역력이 강해 웬만한 물질 쯤은 처리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이런 알러지 증세를 보이지 않는다.

알러지와 면역체계와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과학자들이 토끼실험을 한 일이 있었다. 처음에는 아무런 알러지도 없는 건강한 토끼에게 알러지를 일으키는 물질을 주사했다. 꽤 많은 양이었는데도 피부가 조금 부어오르고 가려워 긁는 정도로 반응이 미약했다. 이번에는 면역력이 약한 경우를 알아보기 위해 건강한 토끼에게 엑스레이를 쐬어 T-임파구를 죽인 후 역시 같은 물질을 투여했다. 그러자 토끼는 견딜 수 없을만큼 괴로워하며 심한 알러지 반응을 나타냈다. 이로써 알러지는 면역력이 약할 때 나타나는 질병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T-임파구가 약하면 약할수록 알러지 증세는 더 심해지고 알러지를 유발하는 물질도 더 많아진다.

그러면 알러지 반응이 우리 몸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아보자. 사람의 몸 속에는 마스트세포라는 것이 있다. 이 세포는 사람마다 분포하는 곳이 조금씩 달라서 어떤 사람은 기관지에 많고 어떤 사람은 피부나 방광에 많다. 마스트세포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까만 입자들이 보이는데 이것이 바로 히스타민이라는 화학물질이다. 히스타민이 하는 일은 원래 기생충을 쫒아내는 것이다. 몸 속에 기생충이 생기면 마스트세포에서 히스타민을 분사해 기생충을 가렵게 하거나 근육경련을 일으키게 해 괴롭힌 다음 설사를 하게 해서 배설시키는 것이다.

T-임파구가 강할 때는 마스트세포가 이 정도의 일만 하고 있으면 된다. 그러나 T-임파구가 약해져 우리 몸에 적신호가 켜지면 T-임파구를 대신해 B-임파구가 응급항체를 만드는데 이것이 감마(γ)E라는 항체다. 이 항체는 T-임파구 처럼 병균을 죽일 힘은 없어도 병균이 들어오는 것을 감시할 수는 있다. 그러다가 몸에서 처리할 수 없는 병균이 들어오면 감마E가 마스트세포와 결합한다. 가령 꽃가루가 몸에 좋지 않다고 판단되면 감마E가 마스트세포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고 마스트세포는 히스타민을 밖으로 내보내 기관지세포를 자극한다. 그러면 기관지가 간질거리면서 근육경련이 일어나 기침을 하게 되는데 기침과 함께 꽃가루도 빠져나가는 것이다.

모든 알러지 현상이 바로 이런 과정을 통해 일어나는 것이다. 알러지를 유발하는 물질에 따라 B-임파구가 생산하는 항체도 달라지고 증세도 다르지만 우리 몸을 보호할 목적으로 알러지가 일어나는 것은 한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