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Navigation

2003.07.12 00:12

"어떤 편도 여행"

조회 수 510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가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가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어떤 편도 여행" (시인 김영교)

슬하에 자식도 없이
15년을 하루같이
남의 옷만 빨아 바쁜 세탁소 커플
친한 서울 친구가 보내준 왕복 비행기 표 들고
부인 혼자 짬을 내 서울 나들이 떠났습니다.

도착한 그 다음 날
집채만한 스트레스 파도가 덮쳤을까
쓰러져
혼수상태에서 신음하다가
깨어나지 못하고
미국 집에도 못 돌아 온 채
그만 숨을 거두었습니다.

살아 생전 친구는 힘들게 열심히 일했습니다.
부자가 되어서도 "쉴"줄 모르고
좋은데 한번 가보지도 못하고
써보지도
베풀지도 못했습니다.
지난 날 내 모습 같아
가슴에 이는 회오의 바람을 잠재울 수 없습니다.

친구가 남긴 선물은
쓰는 것이 내 것이고
베푸는 것이 남는 것이라는 교훈이었습니다.

인생 역시
숨쉬는 순간 순간이 연장이라는 편도 여행
그 깨우침 앞에
조그맣게 서있는 제자신이
이제사 크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