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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1 19:07

세포는 왜 자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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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는 왜 자살할까? 생명 항상성 유지하기 위한 세포자살의 세계 2010년 07월 01일(목)

이성규 객원기자 | henry95@daum.net

저작권자 2010.07.01 ⓒ ScienceTimes

한류스타 박용하가 30일 새벽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의 브리핑에 의하면 아버지의 암투병, 연예활동 및 사업관련 스트레스로 인한 충동적 자살인 것으로 추정된다. 평소처럼 매니저와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안부인사를 주고 받았다는 등 이번 자살은 갑작스런 죽음이라 더 아쉬움을 주고 있다.

이런 안타까운 자살은 한 개체인 인간에게서만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도 자살을 한다. 자의식을 갖지 않은 세포가 자살을 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 세포자살은 우리 몸에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자연스런 일이다.

과학자들은 아마도 세포가 자살을 한다면 “내가 죽음으로 너를 살리마!”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내가 죽음으로 너를 살리마!” 라는 문장에서 내(나)는 의심의 여지없이 세포 자신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죽음을 무릅쓰면서까지 세포가 살리고자 했던 객체인 너는 과연 무엇일까. 세포자살의 세계, Apoptosis에 대해 알아보자.

생명 항상성의 핵심 역할 수행

세포가 세포자살을 작동하는 주요 원인은 생명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세포자살은 태아의 발달과정과 성인 조직의 항상성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손상되거나 불필요한 세포를 제거할 때도 세포는 세포자살을 작동한다.


▲ 태아는 발달초기 뭉텅이 형태의 손을 갖는다  ⓒkoreannet

예를 들어 태아의 손가락은  처음에 벙어리 장갑처럼 한 뭉텅이로 돼 있다. 이후 발달과정에서 불필요한 부분의 세포가 스스로 소멸되면서 5개의 손가락으로 분화한다.

인체는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세포 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항상성의 한 예이다. 면역세포인 T세포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등 외부 인자가 체내에 침투하면 세포분열을 통해 급격하게 수를 늘린다.

늘어난 T세포는 타깃 외부 인자를 제거하고 나면 더 이상 체내에서 쓸모가 없어진다. 이 경우 T세포는 세포자살을 통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정상세포에서 세포자살은 발달과정 또는 세포 구성물의 치명적인 손상 또는 스트레스에 의해 시작되는데, 이러한 스트레스에는 열 충격, 방사선, 박테리아·바이러스 감염, 암 신호 등이 있다.

즉 세포자살은 외부 인자로 세포가 비정상 세포로 변할 경우 비정상 세포가 스스로 자살을 통해 개체를 방어하는 일종의 인체 방어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세포자살이 병적으로 과도하게 작동할 경우 AIDS나 알츠하이머 등의 질병이 유발된다.

반면 세포자살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정상세포는 암세포로 변이하는 데 세포자살의 오작동은 암의 대표적인 지표이다.

2가지 기작 통해 자살 유도


▲ 세포 외부 경로에 의한 세포자살  ⓒGenetech
이제 세포자살이 인체 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기작(mechanism)을 분자수준에서 살펴보자.

세포자살은 크게 2개의 기작을 통해 인체에서 작동한다. 이 기작들의 최종목표는 Caspase라는 단백질을 활성화 하는 것이다. Caspase 단백질은 활성화되면 DNase 라는 단백질(DNA를 절단하는 단백질)을 활성화하는데 이 단백질이 세포의  DNA를 절단함으로써 최종적으로 세포는 죽음에 이른다.

Caspase 단백질의 활성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포 내 신호전달 체계(Signal Transduction)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신호전달 체계는 이를테면 A라는 물질이 B라는 물질을 활성하고 B가 다시 C를 활성하면 C가 다시 D를 활성해서 최종 목표인 E를 활성하는 과정이다.

즉 A라는 물질은 신호전달 체계의 시발점 역할을 하는 것이고 E라는 물질은 최종목표로 작동한다. 세포자살의 2가지 기작은 E라는 최종목표가 Caspase로 동일하지만 A라는 출발점이 다르다.

Extrinsic Pathway(세포 외부 경로)의 경우 리셉터-리간드(Receptor-Ligand) 결합이 A라면 Intrinsic Pathway(세포 내부 경로)의 경우 p53이라는 단백질이 A의 역할을 수행한다. 세포는 세포막에 리셉터라는 수용체를 통해 외부 신호를 전달받아 세포 내 신호전달을 시작한다.


세포 내부 경로는 말 그대로 세포 내 요인으로 세포자살이 시작되는 기작인데, DNA손상, 세포 주기 결함, 기타 세포 스트레스 등의 요인으로 p53 단백질이 작동한다. 세포는 이 같이 세포 손상이 발생하면 세포자살을 가동하지만 반대로 세포자살을 억제함으로서 성장과 소멸을 유지한다.

▲ 세포 내부 경로에 의한 세포자살  ⓒGenetech

p53이 세포자살을 활성화하는 인자(Activator)라면, Bcl-2와 같은 단백질은 세포자살을 억제하는 인자(Inhibitor)로 작용한다. Caspase가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미토콘드리아에서 분비되는 사이토크롬C (CytochromeC)라는 물질이 필요한 데, Bcl-2는 미토콘드리아가 사이토크롬C를 분비하지 못하도록 억제함으로써 Caspase의 활성화를 저해한다.

세포자살, 암(Cancer) 연구에 응용

세포자살은 암세포와 매우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는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암세포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자.

암세포는 정상세포가 무한증식을 하는 세포로 변이하는 것이다. 즉 암세포는 정상세포처럼 세포 주기에 따라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죽지 않고 무한히 증식을 반복하는 세포이다. 세포가 죽지 않고 무한증식을 반복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모든 세포의 생존에는 영양분의 공급이 필수적이다. 암세포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문제는 암세포가 무한증식을 통해 주변 정상세포의 영양분까지 독식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암이 발생하면 무한증식하는 암세포로 인해 인접 정상세포가 아사(餓死)하고 결국 조직이 괴멸하게 된다.

정상세포는 Proto Onco Gene과  Tumor Suppressor Gene을 갖고 있다. Proto Onco Gene은 세포 성장, 세포주기 등에 관여하는 DNA이고 Tumor Suppressor Gene은 Tumor를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Onco, Tumor, Cancer는 모두 암을 의미한다.


▲ 세포자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p53단백질  ⓒPostech

Proto Onco Gene과 Tumor Suppressor Gene이 어떤 상황에 의해 돌연변이가 됐을 때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이한다. 세포자살에 관여하는 p53단백질이 바로 대표적인 Tumor Suppressor Gene이다.

즉 세포자살을 유도하는 p53이 돌연변이로 그 기능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때 정상세포는 죽지 않는(세포자살이 없는) 암세포로의 변이가 진행된다. 약 50% 이상의 암에서 p53 돌연변이가 발견된다.

암세포는 이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세포자살을 회피하는데 세포자살을 저해하는 인자를 활성화하는 방법이나 리셉터-리간드 결합을 방해하는 등의 수단을 이용한다.

세포자살 둘러싼 정상세포와 비정상세포의 대결

역으로 과학자들은 이 점에 착안 세포자살을 이용한 암 치료의 방법을 연구한다.

전형적인 방사선 치료나 화학요법은 타깃 암세포에 간접적으로 세포자살을 유도한다. 이들 요법은 DNA손상을 통한 세포 내부 경로로써 세포자살을 유도한다. 이 방법의 문제점은 방사선이나 화학요법이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상세포에도 세포자살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 세포 외부 경로를 활용한 암 치료요법  ⓒGenetech

때문에 세포 외부 경로를 통한 세포자살 유도가 대안이 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리셉터-리간드 결합에 착안, 리셉터에 결합할 수 있는 화학물질이나 리셉터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항체(Antibody) 등을 개발해 세포자살 기작을 유도한다.

세포 내부 경로의 경우 Bcl-2와 같이 세포자살을 저해하는 저해제(inhibitor)를 억제하는 물질을 개발해 세포자살을 유도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흥미로운 점은 암 세포나 바이러스 감염 세포 등도 이 같은 처방에 대응하는 방안을 강구한다는 점이다. 정상세포와 비정상세포가 세포자살을 놓고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가까운 미래, 정상세포가 항구적인 승리를 얻었다는 낭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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