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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생활하고픈 암환자 두 분을 저희집으로 모시는데 그 중 한 분의 짐이 왔어요.

어제 오후 네다섯 시쯤에 오신다고 하였었는데 여덟시쯤에 오셨네요.

짐을 싣는 곳이 가평이었는데 눈이 많이 와서 차가 못 올라가는 곳이라 늦으셨대요.

 

자동차를 저만치에 놓고 미끄러운 길을 오르내리며 짐을 싣고 오신 노고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음이 눈에 보였습니다.  

마음이 급해 이 추위에 손 시린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맨손으로 짐을 내리시기에 얼른 장갑 두 켤레 찾아다 드렸습니다.

인천서 가평으로 가평서 짐을 싣고 제천으로 오신 형제 두 분께서 그래도 이곳이 좋으시다 며 웃는 모습이 참 보기가 좋았습니다.

 

이 정도 힘든 것쯤이야 하시는 모습에서 얼마나 아내를 사랑하고 있는지 짐을 옮기는 몸짓에서도 가늠이 되더군요.

짐을 다 옮기고 2~3일 후에 아내와 같이 올거라면서 서둘러 가시려는 발길을 잡아 커피 한잔씩 마셨습니다.

커피가 몸에 좋지 않은 줄은 알지만 온종일 근력을 탕진하고 물 먹은 솜 같은 몸으로 가실 먼 길을 생각해서 한잔씩 권했어요.  

 

아픈 아내를 섬기는 남편들이나 아픈 남편을 섬기는 아내들이나 먹은 마음은 다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몸이 부서져라 일하는 것은 무섭지 않으니 제발 낫기만 해달라는 것이지요.

 

요즈음 저는 예전처럼 아내와 눈만 마주쳐도 '여보 사랑해.' 라고 합니다.

희미하게 웃기만 하던 아내도 오늘 낮에는 발쑥 웃으며 '사랑해 여보.' 하면서 답을 주더군요. 

어떻게 지나간 지도 모르는 서너 달 동안 개밥에 도토리처럼 내돌림 당했던 '사랑해.'가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이번에 이상구 박사의 뉴스타트 건강세미나에 가서 배운 것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이 환자는 사랑에 휩싸여 있어야 빨라 낫는데요.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우리들에게 쏟아 붓고 계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주는 대로 감사하며 받아들일 것과 남편이나 아내의 사랑이 온몸을 감싸고 있는 환자는 급속하게 빨리 낫는데요. 

 

커피 한 잔을 숭늉 마시듯 마시고 두 분은 가셨습니다.

집에 계시는 아내가 보고도 싶고 걱정도 되어서인 줄을 압니다.

아기 잠든 틈을 타 잰걸음으로 슈퍼에 콩나물 사러 온 아기엄마처럼 서둘러 가셨습니다. 

산기슭에 덤성덤성 하얀 달빛가루가 내린 것 같이 눈 쌓이고 춥고 어두운 길을 되짚어 인천으로 가셨습니다.

 

다음 주가 되면 이제 우리 세가족은 같이 교회도 가고, 목욕도 가고, 가끔 밥도 같이 먹고, 치유의 정보도 나누고...

서로에게 참한 이웃이 될 겁니다.

입주가 끝나는 다음 주가 무척이나 기다려집니다.

멀리로 이사를 가서 애태우던 첫사랑 연숙이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처럼요.

  

착한 남자 두 분을 보내고 가시는 걸음걸음에 하나님의 보살핌이 있으시길 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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