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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9 12:01

남자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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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class=content>5세-엄마를 따라 목욕탕에 갔다. 아빠가 몹시 부러워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였다.

10세-부모님이 자꾸 내 일에 간섭한다. 나도 이젠 다 컸는데 내가 쥐약으로 이를 닦든 치약으로 쥐를 잡든 간섭 좀 안했으면 좋겠다.

17세-아버지 담배를 훔쳐 피웠다. 뿌연 연기 속에 뜨거운 혈육의 정을 느꼈다.

30대-직장 동료와 점심 먹고, 나올 때 구두끈을 두 번 묶었다. 2,000원이 굳어 마누라 스타킹을 샀다.

40대-자꾸 이마가 넓어진다. 놀리는 친구와 머리끄덩이 잡아당기며 싸웠다. 당연히 이겼다.

50대-담배가 하나씩 없어진다. 아들놈 같다. 물증은 없고 심증만 있다. 나쁜 놈.

60대-김 영감과 함께 당구를 치러 갔다. 손이 자꾸 떨려 계속 실패다. 결국 내기에 졌다. 그냥 장기나 둘 걸.

70대-머리칼이 몇 올 안 남았다. 전엔 번호를 붙여 줬는데 오늘은 한 올 한 올 모두 이름을 지어 주었다.
-좋은 생각에서-</SPAN> <!-- 테러 태그 방지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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