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에 있는 무연고 분묘 4개와 축사를 정리하고 큰 나무 이십여 그루 옮겨 심었습니다.
귤나무를 심을 때면 뿌리에서 특유의 향기가 납니다. 나무를 심자니 오랜 옛 기억이 떠 오릅니다.
국민학교 시절 우리집 초가 뒤엔 쪽파와 나물을 심어먹던 십여 평 안되는 아주 작은 텃밭이 있었습니다. 어느날 아버지가 큰 귤나무 두 그루를 어디서 가져왔는지 기대에 부풀어 심었습니다.땅 한 평 없었던 저희는 과수원 있는 친구가 항상 부러웠지요.
좁은 땅에 두 그루의 나무가 무슨 필요 있었을까, 그 나무에서 귤을 따먹은 기억이 없는걸 보면 다시 채소 밭으로 환원됐던 것 같습니다.
당시 국어 교과서에 씌여 있던 글이 항상 제게 남아 있었지요. 엄마에게 우리도 과일나무를 심자고 떼쓰는 철없는 아들에게 엄마가
''땅 한 평 없는데 손바닥에 심으랴!'' 던 구절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살같이 가버린 시절들이 애처롭게 아름답습니다.
과수원을 사고 일년 후 암 수술,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었을까
돌아 보면 아쉬움,
지금 깨달은 것들 그 때도 알았더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