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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가을 비가 상심한 마음의 건반을 두드립니다

바람마저 옆에서 촐싹거리니 제법 손이 시렵습니다


부시시 머리 풀고 설거지하는 아내의 뒷모습인 양 또 한 해가 파장난 오일장 같이 부산하기만 합니다

뭐라한들 기어이 가겠다는 무정한 시간을 원망해 무엇 할까

가려면 혼자 가지 

사랑했던 마음에 눈물 한 바가지  싸대겨 놓고 가기는


슬픔은 친구로 두기엔 불편한 존재

아무리 씹어도 소화 되지 않는 껌딱지 같은 것


곧 닥칠 겨울엔 견뎌내야할 따스한 군불이 필요합니다

희망 용기 격려 뭐 이런 언제까지나 배신을 모르는 사육신 같은 것들이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라면 좋겠지만 세상엔 아무도 그런 사람 없다는게 나를 슬프게 합니다

내 안엔 과자 부스러기 같은 사랑 몇 조각

언젠가 마지막 가을이 손을  내밀면 동행길에 물어봐야 할 것들이 몇 개 있습니다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질문 

모든 여정 끝내는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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