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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받은 자의 품성은 완전하지 않다: 로마서 7장과 성화의 신학

우리가 하나님께 구원을 받는다는 것은, 우리의 품성이 완전해졌기 때문이 아닙니다.
구원의 시작은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이며,
그 사랑을 우리가 믿음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일어난 은혜의 사건입니다.

이 믿음은 단순한 지적 동의나 윤리적 결단이 아닙니다.
그것은 십자가에서 끝까지 자기 사랑을 거두지 않으신 하나님을 신뢰하며,
그 사랑의 손길에 자신을 맡기는 관계적 수용입니다.

그리고 이 믿음의 응답은, 성령의 인치심으로 우리 안에 확증됩니다.
성령의 인침은 곧 “너는 나의 사랑받는 자녀이다”라는
하나님의 변하지 않는 선언이 우리의 영혼 깊은 곳에 새겨지는 사건입니다.
이 선언은 우리의 행위나 감정,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한 번 주어진 사랑이 결코 철회되지 않는 하나님의 언약적 확증입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로마서 5:8)

이처럼 구원은 인간의 성취가 아니라,
하나님의 무조건적 사랑에 대한 전적인 신뢰와 수용에서 시작되며,
그 사랑의 실재는 성령의 인치심을 통해 현재적으로 우리 안에 살아 움직이는 진리가 됩니다.

그러나 이 믿음이 참된 것이라면,
그 믿음은 삶 속에서 반드시 열매를 맺기 시작합니다.
곧, 우리의 품성은 점차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아가기 시작합니다.

이 변화는 억지로 만들어내는 도덕적 완성이나
자기 의지로 이룬 인격적 성취가 아닙니다.
오히려, 성령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경험한 자만이,
비로소 자발적이며 살아 있는 열매로서의 품성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갈라디아서 5:22–23)

하지만 여기서 반드시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이 품성 변화 자체가 결코 구원의 조건이 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내가 예수님을 얼마나 닮았는가”로 구원의 자격을 증명할 수 없습니다.

품성은 구원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이며 열매입니다.
그 열매는 참된 믿음의 삶 안에서 반드시 나타나지만,
그 자체가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자격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가 우리를 구원하심은 우리가 행한 바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지 아니하고,
오직 그의 긍휼하심을 따라 중생의 씻음과 성령의 새롭게 하심으로 하셨나니.” (디도서 3:5)

그러므로 우리는 구원 앞에서 어떤 자격도 내세울 수 없습니다.
오직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안기며,
그 사랑에 응답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구원받은 자의 정체성이며 특권입니다.

그러나 구원받은 자는 완전한가? – 로마서 7장의 신학적 통찰

이 모든 복음의 진리를 고백하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질문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구원받은 자는 실제로 죄에서 완전히 벗어난 존재인가?”

로마서 7장 14–25절은 이 질문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정직하고 실제적으로 대답합니다.
사도 바울은 구원 이후의 삶 가운데서도 자신 안에 여전히 죄의 잔재가 존재하고 있으며,
그 죄와의 싸움이 고통스럽게 계속되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내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로마서 7:22–23)

이 고백은 단순한 죄책감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깨어난 영혼이 죄에 대해 더 깊이 민감해졌기 때문에 가능한 절규입니다.
바울은 자신의 품성에 남아 있는 죄의 뿌리를 정직하게 응시하고,
하나님 앞에서 솔직하게 탄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구원받은 자는 완전한 존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죄에 대해 민감해지고,
그 죄와 진실하게 싸우는 존재로 살아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성화(Sanctification)의 본질이며,
완전한 품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변화와 성령에 대한 의존이 복음의 열매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오호라,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 그러나 복음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바울은 죄와의 내적 갈등 속에서 이렇게 절규합니다:

“오호라,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로마서 7:24)

그러나 그의 고백은 절망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로마서 7:25)

곧이어 바울은 로마서 8장 1절에서 복음의 중심을 선포합니다: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로마서 8:1)

죄와 싸우는 중에도,
넘어지는 순간에도,
우리는 결코 정죄당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안에 계신 성령께서 하나님의 사랑을 끊임없이 증언하고 계시며,
그 사랑이 우리를 단 한순간도 포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론: 구원은 완전한 품성이 아니라, 완전한 사랑에 대한 신뢰로 시작되며, 품성은 그 열매이다

우리는 완전함으로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서 드러난 하나님의 사랑을 믿음으로 받아들임으로써 구원받습니다.

이 사랑은 성령의 인치심으로 우리 안에 확증되며,
그 사랑을 따라 살아가는 여정 속에서 우리의 품성은 점차 변화해 갑니다.

그러나 이 품성의 변화조차,
구원의 조건이 아니라 구원의 결과이며 열매일 뿐입니다.

그 열매는 더디고, 때로 흔들리며, 언제나 성령의 도우심에 의존하지만,
그 열매를 통해 우리는 점점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고 있다는 증거를 품게 됩니다.


“우리는 완전함으로 구원받지 않고, 사랑으로 구원받았으며,
그 사랑 안에서 자라나가는 자들이다.
그리고 그 자람은 성령의 열매요, 그 열매는 우리의 품성이
예수님을 닮아가는 과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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