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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을 읽다 보면 번제나 희생 제사 이야기가 많고 ‘여호와께서 그 향기를 흠향하셨다’는 말씀도 나오는데요. 솔직히 이 부분이 마음에 걸립니다. 하나님께서 정말로 짐승 고기 타는 냄새에 기뻐하신다는 뜻일까요? 사랑의 하나님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이해를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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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은 정말 고기 냄새에 기뻐하시는가? ―


1. 굶주린 신들과 침묵하신 하나님

고대 근동에서 사람들은 신들을 굶주린 존재로 이해했습니다. 바벨론, 앗수르, 히타이트, 가나안 등 여러 문명에서 발견된 제사 문헌을 보면, 제물은 단순한 헌신의 상징이 아니라 신을 먹이는 식량으로 여겨졌습니다.

“신들은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몰려들었다. 파리떼처럼…” 
― 우가릿 문헌(기원전 13세기경, 가나안 지역에서 발견된 신화·제사 기록)

사람들은 소와 양을 잡아 불에 태웠습니다. 그 연기가 하늘로 오르면, 신들이 그 냄새를 맡고 만족한다고 믿었습니다. 고기 타는 냄새가 신들의 기쁨이었고, 그 대가로 비가 오고, 땅이 풍요로워지고,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신을 먹여야 인간이 산다”—이것이 그들의 종교적 상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성경에도 비슷한 표현이 등장합니다.

“여호와께서 그 향기를 흠향하시고…” (창 8:21)
"번제나 희생을 드려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로써 드릴 때에…"(민 15:3)


여기서 우리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전능하신 사랑의 하나님께서도 정말로 고기 타는 냄새에 기뻐하신다는 뜻일까요? 하나님도 고대인들이 섬기던 신들과 비슷한 분이신 걸까요? 아니면, 이 표현 속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더 깊은 메시지를 감추신 것일까요?


2. 신적 수용 ― 하나님이 그림책을 펼치실 때

하나님은 인간의 언어와 인간의 상징 속으로 들어오셨습니다. 억지로 부수지 않으시고, 낮아지셔서 그들의 언어를 당신의 언어로 사용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신적 수용(Divine Accommodation)입니다.

고대인들이 피와 연기 속에서 신의 세계를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은 그 틀 안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거기에 묻히신 것이 아니라, 그 의미를 완전히 뒤집으셨습니다.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 피가 죄를 속하느니라.” (레 17:11)
“범죄하는 그 영혼은 죽으리라.” (겔 18:4)


즉, 하나님은 제사의 피 흘림을 통해 이렇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너희가 흘리는 그 피 속에서, 죄의 결과가 곧 죽음임을 보라.”


제사는 단순히 옛날 사람들의 종교 행사나 형식적 의식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가르치기 위해 마련하신 하나님의 교육 도구였습니다. 말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죄와 죽음의 현실을, 하나님은 그림책을 보여주듯 눈에 보이는 방식으로 알려주신 것입니다.

피가 흐르는 제단은 단순한 잔혹함이 아니었습니다. 그 피는 죄가 반드시 죽음을 불러온다는 사실을 눈앞에 보여 주는 살아 있는 경고 표지판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제사 때마다 피 냄새를 맡고, 불타는 고기를 보고, 손으로 짐승의 머리에 안수하며, 자신들의 죄가 생명을 앗아간다는 것을 눈으로 보고, 코로 맡고, 손으로 느끼며 배웠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언제까지나 그림자였습니다. 그림자가 빛을 가리키듯, 제사도 앞으로 오실 진짜 구원의 실체를 가리키는 예고편이었습니다. 이 그림자만 붙잡고 머물러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마침내 실체이신 메시아, 곧 예수 그리스도가 오셔야 했고, 그분 안에서 그림자는 그 역할을 마치고 사라져야 했습니다.


3. 짐승의 피를 멈추게 한 어린양

옛날 이스라엘의 제단에는 매일같이 짐승의 피가 쏟아졌습니다. 수천 마리의 짐승이 죽임을 당하고, 그 피가 흘렀습니다. 불에 태워지는 제물의 연기가 끊임없이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이것이 이스라엘의 일상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원하신 것은 단순히 끝없는 제사가 아니었습니다. 그 모든 희생은 미래에 일어날 단 한 번의 결정적 희생을 가리키는 예고편이었습니다.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이로다.” (요 1:29)


이 한 구절은 모든 구약의 제사를 한 줄로 요약합니다. 수많은 짐승이 죽었던 이유, 그 피가 계속 흘러야 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보내실 진짜 희생, 곧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미리 보여주는 그림자였던 것입니다.

마침내 그 실체가 오셨습니다. 하나님은 더 이상 연기를 맡고 만족하는 고대의 신이 아니십니다. 당신 스스로가 제물이 되셔서, 자기 몸을 태워 온 세상에 사랑의 향기를 흘리신 하나님으로 나타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향기로운 제물과 희생으로 하나님께 드리셨느니라.”
(에베소서 5:2)



율법이 명한 모든 제사는 단지 ‘그림자’였습니다. 빛이 오면 그림자는 사라지듯, 예수 그리스도가 오심으로 제사의 목적이 완성된 것입니다.

“율법은 장차 올 좋은 일의 그림자일 뿐이요, 그 본체가 아니므로…” (히 10:1)


이제 고기 타는 연기의 냄새가 아닌, 십자가에서 흘러나온 사랑의 향기가 세상 가득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향기는 더 이상 짐승의 고기 냄새가 아닙니다. 그것은 죄인을 향한 용서, 죽음을 이긴 생명, 자기희생적 사랑의 향기입니다.


4. 문화의 재해석, 복음의 침투

하나님은 단지 제사 제도에서만 이런 방식으로 일하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 역사 전반에 걸쳐, 이미 사람들이 익숙하게 알고 있던 문화와 제도를 그대로 부수지 않으시고 오히려 그 안으로 들어가 복음을 심으셨습니다.


(1) 왕정 제도 속으로 들어오신 하나님 

이스라엘 백성이 사무엘 시대에 “우리에게도 다른 나라들처럼 왕을 세워 달라”라고 요구했을 때(사무엘상 8장), 하나님은 처음에는 그 요구를 기뻐하지 않으셨습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의 진짜 왕은 하나님 자신이셨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왕으로 세운다는 것은 곧 하나님 대신 인간 왕을 의지하겠다는 뜻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그들의 요구를 끝내 거절하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왕을 세우되, 내 법을 따라 통치하게 하라.” (삼상 8장)


즉, 하나님은 그들이 이미 익숙하게 알고 있던 “왕 제도” 자체를 완전히 부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 제도 안으로 들어가셔서 새로운 뜻을 심으신 것입니다.

왕이라는 제도는 비록 인간적 욕망과 불신에서 비롯되었지만, 하나님은 그것마저도 당신의 뜻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하셨습니다.

그래서 왕은 단순한 정치 지도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법과 정의를 백성에게 보여 주는 통로가 되어야 했습니다.


(2) 할례 관습의 변화를 이끄신 하나님

할례는 처음부터 성경에만 나온 특별한 의식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고대 근동의 여러 민족들, 예를 들어 이집트와 시리아 사람들도 이미 오래 전부터 할례 풍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신체의 일부를 잘라내는 행위를 종교적, 사회적 의미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 이미 존재하던 인간적 풍습을 그냥 버리시지 않고, 오히려 그 안에 새로운 뜻을 담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언약을 맺으실 때, 그 언약의 표로 할례를 주셨습니다. 즉, 본래 단순한 풍습이었던 것을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고, 너희는 내 백성이다”라는 언약의 상징으로 새롭게 바꾸신 것입니다(창 17장).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외적인 표식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점점 그 본질을 잊고, 단지 몸에 표시가 있느냐 없느냐로만 자신이 하나님의 백성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신약에 와서 하나님은 그 의미를 더 깊게 드러내셨습니다.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는 마음의 할례니, 영에 있고 율법 조문에 있지 아니한 것이라.” (롬 2:29)

다시 말해, 이제 중요한 것은 살갗에 난 표식이 아니라 마음의 변화입니다. 단순히 몸의 일부를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완고한 마음을 잘라내고 성령으로 새롭게 되는 것이 참된 언약의 증거라는 것입니다.

즉, 할례는 육체의 흔적에서 내면의 변화, 곧 성령의 역사로 옮겨갔습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우리의 겉모습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드러나는 순종과 헌신, 그리고 사랑입니다.


(3)복음이 문화를 꿰뚫다

이처럼 하나님은 사람들의 문화와 관습을 강제로 없애지 않으시고, 그 안으로 직접 들어오셔서 의미를 바꾸시고 복음을 심으셨습니다. 익숙한 상징을 사용해 그 속에 하나님의 진리와 구원의 비밀을 담으신 것입니다.

결국 모든 제도와 상징, 모든 문화적 표현은 십자가의 복음으로 수렴됩니다. 사람들이 알고 있던 모든 그림자와 관습은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진짜 빛과 실체를 만나 완성되는 것입니다.


5. 결론 ― 제사의 연기인가, 십자가의 향기인가

이제 우리에게 던져진 질문은 단순히 과거의 제사 제도를 묻는 학문적 질문이 아닙니다. 이것은 오늘 우리의 예배와 삶을 향해 울려 퍼지는 하나님의 음성입니다.

우리가 지금 하나님께 드리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여전히 고기 타는 연기입니까? 아니면, 십자가에서 흘러나온 사랑의 향기입니까?

하나님은 굶주린 신이 아니십니다. 그분은 결코 고기 냄새에 기뻐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오히려 굶주린 인간의 영혼을 채우시기 위해 자기 피를 쏟으신 사랑의 하나님이십니다.

“너희는 그리스도의 향기니라.” (고후 2:15)


이제 하나님이 받으시는 향기는 불타는 고기가 아닙니다. 그분이 기다리시는 향기는,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우리 안에서 맺어낸 사랑의 향기입니다.

그 향기는 우리의 화려한 종교 의식이나 완벽한 제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용서하는 마음, 원수를 품는 손길, 눈물로 드리는 기도, 아픔 속에서도 그리스도를 닮아가려는 고백에서 흘러나옵니다.

이제 제단 위에 더 이상 짐승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십자가에서 모든 피가 단 한 번, 완전하게 흘러졌기 때문입니다. 이제 하나님이 찾으시는 제물은 우리의 삶 그 자체입니다.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롬 12:1)


우리가 사랑할 때, 그 사랑이 하나님께 향기로운 제사가 됩니다. 우리가 용서할 때, 그 용서가 하나님 앞에 피어나는 향기가 됩니다. 우리가 고통 속에서도 소망을 붙잡을 때, 그 눈물과 고백이 하나님께 드려지는 가장 아름다운 향유가 됩니다.

그리고 그때,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자요, 내 기뻐하는 자라.”


이것이 복음의 절정입니다. 제사의 연기는 끝났습니다. 이제 세상을 뒤덮는 것은 십자가의 향기, 곧 자기희생적 사랑으로 세상을 구원하신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그 향기 안에서, 우리의 인생이 하나님께 드려진 살아 있는 예배가 됩니다. 그리고 그 예배의 향기는 세상 끝까지 하나님의 마음을 울리는 노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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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벚꽃향기 2025.09.23 23:24

    “그리스도께서 너희를 사랑하신 것 같이 너희도 사랑 가운데서 행하라 

    그는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향기로운 제물과 희생으로 하나님께 드리셨느니라.”

    (에베소서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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