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Navigation

조회 수 324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모든 진흙덩이가 그렇듯이 질그릇으로


최고의 작품이 되어서 왕궁의 식탁이나 부잣집의 장식장에 올라가는 것이


최고의 꿈이었다.



다행인 것은 우리들의 토기장이가 이 나라 최고의 장인이란 것이었다.


그가 만든 그릇들은 거의 다 왕궁이나 부잣집으로 팔려나갔다.



어느 날. 토기장이가 내 앞에 앉아서 나를 반죽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나도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작품으로 태어날 내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이상했다.


토기장이가 빚는 나의 모습은 이전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었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주둥이에 유난히도 넓은 손잡이.



나를 지켜보는 다른 진흙들의 웃음 소리가 들렸다.


난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나를 이런 흉칙한 모습으로 빚은 토기장 이의 손길이 밉고 또 미웠다.



마지막으로 불가마에서 나온 내 모습은 정말 절망적이었다.


토기장이가 날 왜 이런 모습으로 빚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토기장이는 내가 완성되자마자 나를 품에 앉고 어디론가 뛰어갔다.


그가 도착한 곳은 어느 가난한 농부의 집이었다.



아무리 나를 이렇게 가난한 농부에게 팔려고 했어도


이런 모양으로 만든 토기 장이가 나는 생각할수록 미웠다.


차라리 바닥에 떨어져 내가 깨져 없어지기를 바랄뿐이었다.


그런데 밖으로 나온 농부의 모습을 보는 순간 난 너무 놀라고 말았다.



그 농부는 농사일을 하다가 두 손이 잘린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평범하게 생긴 그릇을 사용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토기장이는 이 사실 을 알고 이 농부를 위해 손이 아닌 팔로


사용할 수 있는 나처럼 생긴 그릇을 만들었던 것이다.



나를 붙잡고 눈물을 글썽이는 농부에게 토기장이가 말했다.


더 고마운 것은 나요.


내가 질그릇을 만들면서 이렇게 기뻤던 적은 처음이요.


이 그릇은 나의 최고의 작품이요.



토기장이가 만든 최고의 작품이 나라는 사실을 난 그 때 깨달았다.


그리고 나를 빚던 토기장이의 그 따스한 손길을


그제야 느낄 수가 있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허종태님의 자연영상 유튜브 채널입니다 1 webmaster 2020.02.09 729
» 옹기장이의 생애 최고 작품 산골소녀 ^^* 2004.01.09 3241
2747 좋은 생각들... ^^ 산골소녀 ^^* 2004.01.12 2722
2746 가곡...그리움(바리톤 최현수) 써니 2004.01.20 3787
2745 오! 나의사랑하는 아버지(O Mio Babbino Caro) . 써니 2004.01.26 3660
2744 아빠의 구두 산골소녀 ^^* 2004.01.29 3193
2743 아름다운 반전 리디아 2004.02.01 3369
2742 첫 눈 리디아 2004.02.01 3378
2741 노래-한국가곡 모음 써니 2004.02.03 4399
2740 Re..☆ 좋아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 ☆ 2004.02.09 3538
2739 Re..나는 두렵습니다... 2004.02.09 3455
2738 Re..하루의 탄생 2004.02.09 3335
2737 멀리 있어도 / 동시 리디아 2004.02.09 3121
2736 Re..츄카! 츄카! 신인상을 받으신 시인 리디아님! 남양우 2004.02.10 3350
2735 Re..감사합니다~! 리디아 2004.02.11 3187
2734 좋은친구는 마음의 그림자처럼... 산골소녀 ^^* 2004.02.18 3202
2733 노래-명태/오현명 써니 2004.03.01 3322
2732 Special Skills Only Possible in China 이박사님 이메일 2004.03.02 3110
2731 내 그이는...꽃처럼 아름다워 써니 2004.03.03 3711
2730 네가 눈뜨는 새벽에 2004.03.04 2493
2729 오늘 같은 날이면 2004.03.04 3046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148 Next
/ 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