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Navigation

2018.04.22 06:24

너럭바위 가는 길

조회 수 15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사월이 좀더 남아 있는 너럭바위 길엔 오월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좀 더 따뜻하고 거센,  비를 품고 있다.

며칠전 핀 수달래 지고 있는 등뒤로 진한 아카시아 향이 느껴진다. 냄세를 쫓아 간 그 곳엔 등나무 꽃이 활짝  피어있다. 

아, 아카시아 향. 등나무 꽃에서 아카시아 향이 난다는 걸 처음 알았다.

오월의 전령사는 사월 같지 않은 더운 날씨에 더 짙게 숨을 헐떡인다


설악의 숲은 특유의 향기를 품고 있다. 송진 냄세와  다른 나무들 냄세가 섞여 숲을 흐르고 있다. 

눈을 감았다

새의 울음, 작은 새가 틀림없다. 이젠 새들의 크기도 추측할 수 있다. 새가 도시로 떠나지 않는 것은 이 향기 때문이리라. 

나무들 사이에 오래 있다보면 나도 나무가 된다.

허허롭게, 고고하고 품위 있게, 때론 어린 아이 마냥 깔깔 거리며 한없이 자유롭게.

그들은 내가 알지 못하는언어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를 가운데 두고 자기들 끼리 저렇게 손을 크게 흔들며 웃고 있는게다


바람 뒤로 파란 잎들이 일제히 손을 뻗어 박수를 친다. 결코 저항하지 않는다. 나무와 나무의 이야기를 또  다른 숲으로 전하러 달려가는 바람을 향한 격려.

설악은 또 하나의 우주이다.


오늘도 이 길 맨발로 먼 후일을 향하여 간다. 

나는 날마다 오늘의 길에 내일을 심는다.삽 하나와 호미 한 자루면 충분하다. 퇴비를 뿌리고 골을 만들어 씨를 뿌리리라.

이 밤 그 길에 비 내리고 내일은 싹이 돋을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허종태님의 자연영상 유튜브 채널입니다 1 webmaster 2020.02.09 729
2948 가파 2021.11.09 40
2947 봄을 바라보며 가파 2021.04.15 49
2946 무게 1 가파 2022.02.13 55
2945 두 번 째 낙하 가파 2021.11.10 63
2944 다시 봄 가파 2024.03.10 67
2943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 지찬만 2021.03.09 77
2942 4월이면 생각나는 것들 가파 2021.04.18 84
2941 흐릿한 길 가파 2021.01.17 89
2940 암 구년 가파 2024.03.10 91
2939 아름다운 것들 가파 2021.09.05 92
2938 별에서 꽃이 된다는 것은 가파 2022.01.23 95
2937 한계 가파 2021.11.17 95
2936 삶은 정답이 없습니다 지찬만 2021.04.09 97
2935 먼 곳 1 가파 2022.01.01 97
2934 새로운 존재 새말 2015.08.15 98
2933 내 안엔 아직도 봄이 가파 2021.11.17 110
2932 은혜로우신 아버지 새말 2015.08.16 111
2931 거룩하여짐 1 새말 2015.08.29 111
2930 장마 가파 2020.07.01 111
2929 그리스도의 마음 새말 2015.08.22 11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48 Next
/ 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