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Navigation

조회 수 280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Rembrandt van Rijn, The return of the prodigal son, 1662, Oil on canvas, 262 x 206 cm,
The Hermitage, St. Petersburg



b>

불순한 마음에서 이루어진 귀향



이것은 돌아옴의 이야기다.
돌아옴이 거듭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내 삶은 하느님께로부터 멀리
흘러가곤 한다. 따라서 나는 돌아와야 한다. 내 마음은 내 첫사랑에서 멀어지곤
한다. 따라서 돌아와야 한다. 돌아옴은 평생 동안 이어지는 투쟁이다.

방탕한 아들이 이기적인 동기에서 귀향 길에 오른다는 사실이 내게는 충격으로 다
가온다.그는 혼자서 말한다. “내 아버지의 그 많은 품꾼들은 빵이 남아도는데 나
는 여기서 굶어 죽게 되었구나. 일어나 아버지에게로 돌아가서 말씀 드려야지.”
그는 자기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새롭게 솟구쳐서 돌아온 것이 아니었다.

천만에, 그는 그저 살아 남기 위해서 돌아왔다. 그는 스스로 선택한 길이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길임을 확인했다. 따라서 아버지에게로 돌아온 것은 살기 위해
서 불가피한 일이었다. 자기가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깨닫기는 했지만, 이 같은
깨달음은 죄가 그를 죽음 직전까지 몰아 넣었기 때문에 생긴 깨달음일 뿐이었다.

그런데 나를 감동시킨 것은 그 아버지가 보다 고상한 동기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아버지의 사랑은 그저 아들이 집에 오는 것만을 반길 만큼 지극히 완
전하고 무조건적이었다. 이는 참으로 용기를 주는 사랑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를 껴안기 이전에 순결한 마음을 요구하지 않으신다.

설령 우리가 우리의 욕망을 따르다 행복을 얻지 못해서 돌아올지라도, 하느님께
서는 우리를 거두어주신다. 설령 우리가 이교도가 되는 것보다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편이 한결 편안하기에 돌아올지라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받아주신다.

설령 우리가 죄를 범함으로써 기대했던 만큼 많은 만족을 얻지 못하여 돌아올지
라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거두어주신다. 설령 우리가 만족을 손에 넣지 못한
까닭에 돌아올지라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받아주신다.하느님의 사랑은 우리가
집에 돌아온 것만 기뻐하시며, 그저 집에 돌아왔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바라는
것을 모두 베풀어주고자 하신다.

연로하여 눈이 침침한 아버지가 돌아온 아들을 한없는 사랑으로 품에 껴안는다.
아들의 양 어깨에 올려놓은 두 손은 하나는 강하고 남성다운 손이요, 다른 하나
는 부드럽고 여성적인 손이다. 아들을 들여다보지는 않지만, 아들의 지친 젊은
육체를 감촉으로 느끼면서 그저 품 안에서 쉬도록 해준다. 아버지의 널찍하고
붉은 망토는 연약한 새끼들을 감싸는 어미 새의 두 날개 그것이다.아버지는 그저
한 가지 생각에 몰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들이 집에 돌아왔다. 다시 그와 함께 있으니 무척이나 기쁘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망설여지는 것일까? 하느님께서는 저기 서서 두 팔을 벌리고
나를 껴안아주려고 기다리고 계신다. 그분은 내 과거에 대해서 아무 것도 묻지
않으실 것이다. 그분이 바라시는 것은 오직 내가 돌아오는 것 뿐이니 말이다.


(헨리 뉴엔 - 새벽으로 가는길)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허종태님의 자연영상 유튜브 채널입니다 1 webmaster 2020.02.09 728
228 월간문학 2004년 3월호--당선작과 심사평,당선소감 리디아 2004.03.19 3056
227 기도 김현실 2004.03.17 2913
226 새로운 시작 (New Start)Ⅰ 전용한 2004.03.17 2731
225 기쁨 꽃 barami 2004.03.16 2925
» 드러난 타락과 숨겨진 타락 써니 2004.03.14 2803
223 "돌볼 손자 있는 할머니 더 오래 살아"(Nature誌) 써니 2004.03.12 3431
222 가사 좀 올려주세요 2004.03.07 2940
221 오늘 같은 날이면 2004.03.04 3046
220 네가 눈뜨는 새벽에 2004.03.04 2493
219 내 그이는...꽃처럼 아름다워 써니 2004.03.03 3711
218 Special Skills Only Possible in China 이박사님 이메일 2004.03.02 3110
217 노래-명태/오현명 써니 2004.03.01 3322
216 좋은친구는 마음의 그림자처럼... 산골소녀 ^^* 2004.02.18 3202
215 멀리 있어도 / 동시 리디아 2004.02.09 3121
214 Re..츄카! 츄카! 신인상을 받으신 시인 리디아님! 남양우 2004.02.10 3350
213 Re..감사합니다~! 리디아 2004.02.11 3187
212 노래-한국가곡 모음 써니 2004.02.03 4399
211 첫 눈 리디아 2004.02.01 3378
210 아름다운 반전 리디아 2004.02.01 3369
209 아빠의 구두 산골소녀 ^^* 2004.01.29 3193
Board Pagination Prev 1 ... 132 133 134 135 136 137 138 139 140 141 ... 148 Next
/ 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