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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6 12:02

93세 어머니의 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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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께서 천국을 살짝 한 발자욱 밟고 오늘 퇴원하였습니다

폐 염증과 심장 신장 등 모든 것이 정상이 아니어서 마지막이 될 것이니 준비하라던 의사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니 언제든지 숨이 가빠지면 병원으로 달려 오라며 의사는 방긋 웃었습니다. 

병원문을 나서니 초가을 상쾌한 바깥 바람이 얼굴로 밀려 옵니다.


췌장암 십년 영아가 하늘로 떠났습니다. 오십을 갓 넘긴 아직은 너무 이른, 췌장뿐만 아니린 주변 장기까지 일부 제거하고 기적적으로 회복되어 서울 아산병원 초청으로 환우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러 다녀오기까지 하였는데....

처음 그녀를 만난 것은 교회 사회부 담당자로써 현금 오십만원을 전해주기 위해 일행과 함께 그녀 집을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까맣고 뼈만남은 조그만 여자가 허름한 방에 힘없이 누웠다 부시시 일어났습니다. 두 달도 살기 힘들 것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그러나 그녀는 서서히 회복됐고 교회에서 다시 만났을 때 만나는 사람 마다 조금 모자란 사람 처럼 방글방글 인사하고 다녔습니다. 그녀가 암을 이겨낸  것이 내면의 변화임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암 발병 전 여러 이유로 의료보험이 취소된 그녀는 수술 비용뿐만 아니라 한 달에 백만원이 넘는 제거된 장기를 대신해줄 약값을 구해야 하는 삶에 지쳐 우울증  환자가 되었습니다.

내 자신 암환자가 되고 그녀를 방문했을 때 벽이며 커튼이며 모두 까막케 칠한 방에 혼자 산다 그랬습니다.

그리고 일 이년 지난 어느날 그녀는 나를 피했지요. 그 때 알았습니다 직감으로 재발 됐음을.


인간은 참 신비한 존재입니다. 내 안에 환히 불이 켜지면 몸과 세상이 바뀌어버립니다. 

암이 비록 내 안에 있다 할지라도 두려움을 너머 감동과 기쁨으로 가야 하는 이유 입니다. 그러나 이 것은 어쩌면 인간 능력 한계의 끝 저 어디쯤 있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노력으로 도달하기 참 힘든 깨달음의 계단을 걸어가야 하는.


예수를 두 번이나 만났던 어머니는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오셨습니다.

자신은 암으로 죽지 않는다고 굳게 믿고 기쁨으로 살았던 영아는 비록 후반 무너졌지만 십년을 더 살았습니다. 그렇다고 이 것이  공식처럼 항상 그러하리라 생각지도 않습니다. 살고 죽는 것은 우리의 생각을 초월하는 곳에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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