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사님.
유방암 환자였던 김금숙 제자의 딸, 김은경이라고 합니다.
제가 13살이던 때, 유방암 4기였던 저희 엄마에게 남은 시간이 6개월 정도라고 했던 때부터 지금 제가 마흔이 된 지금까지 엄마를 지켜주신 것은 이상구 박사님과 하나님 덕분이라고 늘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늘 박사님을 존경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 위마시절부터 엄마가 비디오테이프로 박사님 강의를 듣고 또 듣고, 집 안에 하루 종일 박사님 목소리가 울려 퍼지던 제 유년시절도 아직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렇게 제 인생을 살아가느라 어느덧 그때의 아픔도 잊고 평화로운 일상에 적응해 살아가고 있었는데, 얼마 전 9살 아들이 1형당뇨 진단을 받으면서 또 한 번 하늘이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족의 아픔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 아이의 일이 되고 보니 또 다른 두려움이 있더라고요. 분명 하나님을 믿고 박사님의 말씀도 믿고 있지만, 내 몸이 아니기에 내가 직접 조절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 답답하고 하루하루가 쉽지 않습니다.
아이는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있을 때는 식사와 혈당 관리를 곧잘 해냅니다. 그런데 교회에서 다른 친구들이 라면이나 간식을 먹는 모습을 보며 울기도 하고, 아직 9살이다 보니 먹고 싶은 것도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진단 후 개학을 하면서는 급식에서 나오는 음식까지 지나치게 제한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아이가 단체생활 속에서 계속 “나만 못 먹는다”는 위축감이나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도 너무 걱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성인이라면 건강을 위해 조금 더 단호하게 식단을 관리하겠지만, 아직 9살이고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하던 아이라서요. 그래서 “집에서는 최대한 건강하게 먹이고, 학교 점심만큼은 조금 자유롭게 해주자”고 생각하고 며칠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이 또 쉽지 않습니다. 물론 3일밖에 안되었지만..저는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도 점심시간만 되면 아이의 혈당측정기 수치에 온 신경이 가 있습니다. 음식을 먹고 체육활동을 해도 혈당이 250~300까지 올라가고, 3시간 정도가 지나야 200 아래로 내려오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무너집니다. 아이에게 혈당에 매여 사는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은데, 오늘도 결국 혈당 때문에 잔소리를 하고 말았습니다. 워낙 착한 아이라 그런지 본인도 자신이 먹은 음식 때문에 죄책감을 갖는 것 같아 그게 더 마음이 아픕니다. 세포회복을 도와주고 싶은데 ...(참고로 초속형 인슐린 : 계산값보다 1-1.5정도 덜 투여하는편, 기저형인슐린 2단위로 주사중입니다)
튀김이나 밀가루 음식 등을 최대한 줄이고 채소와 과일 중심의 자연식을 하면 좋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뉴스타트의 식생활도 발암물질이나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음식들을 멀리하는 것을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어린아이이고 학교와 교회 등 외부 생활이 많다 보니 모든 음식을 제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현재는 매끼 채소를 조금씩 먹이고 당근즙도 먹이고 있으며, 우유와 치즈 같은 유제품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의 식생활 관리만으로도 아이의 몸과 췌장 세포가 회복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항체가 양성인 상태에서도 혹시 췌장 기능이 회복되는 경우가 있는지, 된다면 음성화 되는것이 회복의 의미일지? 그리고 1형당뇨를 치료하면서 C-peptide 수치를 계속 확인한다고 들었습니다. C-peptide 수치는 인슐린 투여중에는 높게 나올수도있어서, 수치가 잘나온다해도 췌장세포의 회복의 의미는 아닐수도 있다고 들어서요...앞으로 어떤 수치를 지켜보면서 아이에게 희망을 가져볼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물론 진단받은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이런 질문을 드리는 것 자체가 너무 이른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는 겨울방학, 1월쯤 박사님을 직접 찾아뵐 수 있도록 시간을 맞춰보려고 합니다. 그때까지는 저도 하루하루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려고 합니다. 박사님을 직접 만나면 여쭤보고 싶은 것이 정말 많을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
어디까지 제가 노력해야 하는지, 그리고 이 아이에게 제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박사님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릴 때부터 저희 가족에게 희망이 되어주셨던 박사님께, 이렇게 다시 도움을 구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