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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보영, 나의 하늘에  별이된 사람들, 나는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쓴다.

 2016년 겨울 세월호의 팽목항을 방문 했을 때 바람은 심하게 노란 깃발을 흔들어대고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는 엄마 곁에서 아이들의 웃는 사진들도 만국기 처럼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시간이 멈춘  방파제 위의 충격으로 터진 눈물은 숙소로 돌아 올 때 까지도 멈추지 않았다.

그 때 온 세상이 그들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프랑카드를 걸고 너도 나도 노란 리본을 가슴과 차에 달았지만 오늘도 그들을 기억해 주는 이 얼마나 될까.


내 삶에 그녀는 어떤 의미 일까.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2015년 4월 암수술 후 설악으로 가서 뉴스타트 20일 건강 교육을 수료하고 돌아온 유월이었다.

같은 교회의 암환우들과 교류를 갖고 싶어서 찾아 본 사람이 그녀였다.

그녀의 나이 마흔 한 살, 초등교사인 남편과  총명해 보이는 두 아이의 엄마로 소방공무원을 하다 암을 얻은 후 사직한지 3년을 막 지나고 있었으나 건강해 보였다

처음 시작한 제주 뉴스타트 모임에 초청했지만 이전 환우들과의 몇 번의 이별 경험이 너무 아프다며 다시는 암 환우들과의 만남은 갖고 싶지 않다고 했다. 


만난지 얼마 안된 대장암 삼년 후인 어느날 정기 검진에서 간으로 전이 되었다.. 

설암 수술한지 다섯달 밖에 안된 암 초년생인 나는 암선배인 그녀에게 해줄 말이 딱히 없었다. 

이상구 박사님이 같은 해 팔월 제주시 어느 교회에서 며칠 건강 강의차 오셨을 때 억지로 참석 시켰으나 간 수술 후   항암과 방사선을 받느라 힘들어 하는 중이어서 한 번 참석은 했지만 별 반응은 없었다.

난 항암과 방사선만은 받지 않는게 좋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권유 했다.

본인도 대장암 때의 경험이 너무 고통스러워 이 번엔 피하고 싶었으나 눈물로 강권하시는 엄마를 보며 받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난 다른 길을 걸었다. 

수술 후 정기적으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한 달 후인 5월에 오라는 의사의 말을 거절했다. 암은 내가 만든 것이며 그 해답도 내가 가지고 있다고 확신하고 뉴스타트에 목숨을 걸었다.

이 박사님의 강의를 수없이 들으며 그가 하라는 것은 즉시 행동으로 옮겼다. 유전자 강의를 통해 일말의 의심을 품었던 신의 존재에 대한 백프로의 확신과 조건 없이 사랑을 베푸시는 하나님을 깨닫고 그간 지고 있던 모든 죄책감으로 부터 해방  되었다.

말할 수 없는 자유와 기쁨, 세상은 이전과 달라 보였고 진리에 대한 깨달음이 팝콘 터지듯 내면에서 터져나왔다.


항암 방사선을 하고 나서 점점 몸이 좋아진 그녀는 가족과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공무원 시험 준비에 들어갔다.

만나면 뉴스타트를 권유하는 내게 암에 정답이 있느냐고 물었다. 자연치료 하는 사람이나 병원 치료 하는 사람이나 죽기는 매 한가지더라며 어느방법이 됐든 오래 살아남는 이가 승리자라고  했다. 

교회는 나가지만 신이 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다며 초등학생 아들이 진화론에 대해 묻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기에 나도 한 때는 어느정도 갈등이 있었지만 지금은 진화론이야 말로 우연으로 지어진 종교라고 대답했다.

어느날 맨발로 산과 들을 싸돌아 다니는 나에게 살기위해 너무 애쓴다고 차갑게 얘기했고 그 후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삼년 후 그녀는 임파선으로 전이 되었다. 이제 수술은 불가하고 남은  방법은 항암과 방사선 뿐이었다. 다시 그 길을 선택하는 그녀에게 똑같은 길을 선택했던 환우의 안좋았던 결과를 통화로 얘기했을 때 버럭 화를 내었다. 그리곤 다시는 통화조차 하지 않았다.

주변으로 부터 들은 소식은 암도 사라지고 괜찮아 졌다고 했다. 

한참 지난 후 카톡으로 안부를 물었더니 컨디션은 좋다고 얘기했다. 이 후 카톡으로 내가 그간 밴드에 썼던 글들과 박사님 좋은 강의 들을 계속 보내 줬다. 그리고 일년 후 몸은 급속히 나빠져 통증이 시작되고 복수가 차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박사님 강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그녀는 그 강의 속에서 신을 깨달았고 설악산에 가고 싶어 했지만 통증으로 갈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올 여름 만나자고 해서 식당에서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그녀의 얼굴은 많이 상해 있었다.


''구년을 살았는데....  내가 실패한 거구나!' 라고 체념하는

그녀에게 할 말이 없었고 그건 아니라고 말했다. 

네가 말했던 데로 자연치유 또는 뉴스타트 한다고 다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도 병원 치유했다고 해서 모두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것도 아니라고 말해줬다. 

이후 그녀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 항암을 계속할 수 밖에 없었고 힘들어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지 않을 것 같아 방문할 수도 없었다. 카톡을 보내도 짧은 글만이 돌아왔다.

통증 때문에 항암을 계속하던 그녀는 힘들다는 마지막 글을 보내곤 닿을 수 없는 세계로 떠났다.

다음은 그녀가 간간히 내게 보냈던 카톡의 글이다.



'집사님

전 이제서야

인터넷으로 이상구박사님 강의를

처음부터 하나하나 듣고있는데

너무좋네요

공감도 많이가고

눈물도 나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다 듣고나면 제가 얼마나 달라져있을까요

저도 나중에 설악산 꼭 가야겠어요'




'이상구박사님 강의를 이주가까이 듣고있는데 매일매일 감동의 눈물을 쏟고있어요

진작들을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지금도 강의듣고있어요

요즘은 기도하는데

감사의기도밖에 안 나오더라구요

울면서 ...눈물만 나면서 감사의기도만 하게되네요

낫게해달라는 기도가 아니라요

진심으로 ... 감사합니다만 하게되요

이젠 제가 죄의식에 빠지지도 않고

구원받았음을 확신하게 되었어요

하나님이 제안에 살아계심을 알게되었구요

무조건적인 하나님의 사랑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물이나요

매일 강의들으며 우니 남편이 좀 걱정은 하네요 ㅎㅎㅎ

집사님도 항상 행복하세요'



'집사님

저도 꼭 가보고 싶어요...

요즘 몸이 좀 안좋아서

허리도 아프고 많이 못 걷겠어요

잘때도 한쪽으로만 자야하고

진통제 먹고있어요

뼈스캔.엠알아이 검사했는데

결과보고 몸이 좀 괜찮인지면 그때 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죄송해요.

제가요즘 컨디션이별로라

통화도 오래못하겠고...

통증도 좀 있어서요

나중에 괜찮아지면 그때뵙고 얘기듣고싶어요

죄송합니다'



'집사님

오년되셨네요

축하드려요~^^

새해엔 더욱 건강하시고

복도 마니 받으세요

항상 응원합니다~'



'마약성진통제로도 암성통증이 제어가안되 잠도 못자고 매일밤을 울면서 지냈어요

저도 욕심 없고

그저 통증없이 살다 가고싶네요'



'집사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통증이 많이 줄었어요

식사량도 늘고요

아직도 진통제 복용중이지만 살만하네요'



'항암을 두번했는데 얼굴가득 여드름에 고름에 피가터지네요 ㅠ.ㅠ

두피에도 나서 따갑고...

항암을 그만두고싶은데  끝낼 시점을 못찾겠네요

항암시작하자마자 통증이 상당히 줄어들어서요

항암이 정답이 아닌걸 알기때문에 

어여 그만두고 다른길을 찾아야겠죠

아무쪼록 기도해주시고 신경써주시니 너무 감사드려요'



'전 저에대한 용서와 사랑이 부족했던거 같아요

찾아서 채워갈려구요~

얼른 체력회복해서 설악도 다녀와야겠습니다'



'답장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전 잘지내고있습니다 

머리카락이 너무 빠져 오늘 머리를 짧게 잘랐어요

통증도 줄어 살만한데 낼 모레 다시 항암하러가야해서 우울하네요

비급여로 한번 항암하는데 이백만원...

실비가 있어 다행이지요

교수님은 기약없는 항암이라고 했지만 남편과 상의해서 최대 열두번만 하기로 결정했어요

대장암 기본 횟수가 열두번이거든요'



'집사님 글 읽는데 눈물이 핑 도네요

너무 감사드려요 ㅠ.ㅠ

감동을 잃지않으려 정말 많이 노력한다는 말씀에서 생각이많아지네요

많이 배웁니다'



그리고 마지막 답글,


'그냥.. 힘드네요'


.........


이게 끝인가요. 

우린 다시 만날 것입니다. 지나온 시간 헤어진 수 많은 이들과 우린 반드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죽음이 저녁 처럼 오는 소리를 들으며 이 어둠 지나고 새벽이 오면 우린 천개의 눈과 천개의 귀를 열어 보이지 않던 것들과 들리지 않던 것들을 온전히 알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12월, 간절히  봄이 기다려 집니다. 

봄은 얼마나 멀리 있는건가요. 더는 눈물이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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