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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7 10:52

판단에서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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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판단에서 사랑으로
(종교를 넘어 십자가 중심 복음 윤리를 향한 신학적 전환)

본 논문은 기독교 윤리의 본질이 인간의 도덕적 판단이 아니라, 십자가에 계시된 하나님의 무조건적 사랑임을 신학적으로 논증한다. 인간이 선악 판단의 자리를 점유하려는 교만은 에덴동산 이후 반복되는 죄의 구조이며, 오늘날 교회는 이 판단 중심의 종교성을 ‘진리 수호’ 혹은 ‘사랑의 실천’으로 오인하고 있다. 본 논문은 복음의 본질이 판단의 포기이며, 사랑의 실천임을 성경적·신학적·논리적으로 해명하며, 공동체의 윤리적 회개를 요청한다.


1. 사랑과 판단은 동시에 존재할 수 없다

사랑과 판단은 인간의 존재론적 태도에서 상호 배타적이다. 판단은 타인을 객체화하지만, 사랑은 그를 주체로 마주한다. 예수는 언제나 사람을 대상화하지 않으시고, 그 존재 자체를 품으셨다. 그러므로 기독교 윤리는 “옳고 그름”이 아니라 “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판단을 멈추는 만큼만 우리는 사랑할 수 있다.


2. 성경에서 사랑은 계명이고, 판단은 금지다

예수는 “서로 사랑하라”고 명령하시고(요 13:34), “너희가 판단하지 말라”고 경고하셨다(마 7:1). 창세기의 선악과는 단지 금지된 열매가 아니라, 인간이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려 했던 윤리적 자기중심성의 상징이다. 하나님의 본성은 사랑(요일 4:8)이지만, 인간은 본질적으로 판단을 통해 생명을 확보하려 한다. 이는 곧 생명의 나무를 거부한 채, 선악의 지식을 신앙이라 착각하는 태도다.


3. 공동체는 판단을 사랑으로 착각하고 있다

공동체는 종종 누군가를 바르게 교정하는 것이 ‘사랑’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이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이는 사랑이 아니라 통제와 배제의 구조다. 예수께서 간음한 여인을 정죄하지 않으신 장면(요 8:11)은 복음 윤리의 정점을 보여준다. 사랑은 죄를 부정하지 않지만, 존재를 배제하지 않는다.


4. 사랑은 윤리의 출발점이다

기독교는 오랫동안 선악의 분별, 도덕의 순결, 진리의 수호를 윤리의 기준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복음은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롬 5:8)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셨음을 말한다. 즉, 하나님의 윤리는 자격에 따른 수용이 아니라, 사랑에 근거한 자기비움이다. 윤리는 “누가 옳은가”가 아니라 “누가 끝까지 사랑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새롭게 구성되어야 한다.


5. 판단은 공동체를 죽이고, 사랑은 공동체를 살린다

종교는 외모, 성적 지향, 신학적 스펙트럼, 도덕적 배경 등을 통해 사람을 분류해왔다. 이는 본질적으로 생명을 나누는 행위이며, 공동체의 본질을 훼손하는 죄이다. 십자가의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품는 힘”이며, 이는 윤리적 수월성이 아니라 은혜의 수평성에 기반한 공동체를 가능케 한다.


6. 복음은 조건 없는 수용이며, 윤리는 그 수용의 삶이다

복음은 자격 없는 자에게 베풀어진 하나님의 은혜다(엡 2:8). 윤리란 이 은혜를 체화한 자의 실천이어야 하며, 필연적으로 판단을 유보하고, 사랑을 택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우리는 “누가 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배제되지 않도록” 존재하는 것이다.


7. 십자가는 윤리적 혁명이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자기비움(빌 2:6–8)이며, 판단의 종결이다. 이는 죄에 대한 면죄부가 아니라, 인간의 죄책 구조를 덮는 하나님의 품이다. 하나님은 심판자가 아니라, 정죄당하심으로 우리를 품으신다. 이 자기희생은 단지 구원의 방식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 되어야 한다.


8. 종교적 신념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을 실천하는 능력이다

신념은 구분을 낳고, 사랑은 연합을 낳는다. 복음은 정통의 경계를 세우기보다, 사랑의 확장을 명령한다. 진리를 안다는 것은 사랑의 능력으로 증명되어야 하며, 사랑 없는 신념은 복음을 왜곡하는 도구가 된다. 우리가 얼마나 정확히 아느냐보다, 얼마나 깊이 사랑하느냐가 하나님 나라의 표지이다.


9. 회개는 판단에서 돌아서는 것이다

회개란 죄책감의 발화가 아니라, 자신이 하나님의 자리를 침범한 자임을 깨닫는 사건이다. 회개는 ‘내가 옳다’는 자리에서 내려와 ‘나는 사랑해야 한다’는 자리로의 전환이다. 이는 인간 윤리의 붕괴가 아니라, 복음 윤리의 시작이다.


10. 회개는 사랑하지 못한 자리에서 돌아오는 것이다

십자가를 마주하는 것은 단지 용서를 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랑하지 못한 나’로부터의 탈출이다. 판단적 종교에서 사랑의 복음으로, 정죄의 구조에서 동행의 삶으로 전환되는 이 회개는 실존적 해방이다. 진짜 회개는 “나는 틀렸다”가 아니라 “나는 사랑하지 않았다”는 고백이다.


11. 사랑 중심 공동체: 복음의 완성된 형태

복음 공동체는 가르침과 통제가 아니라, 동행과 품음의 공간이다. 누구도 변해야만 들어올 수 있는 게 아니고, 누구도 변하지 않았다고 해서 밀려날 수 없다. 이것이 십자가가 만든 공동체이며, 복음이 요청하는 마지막 책임이다. 공동체는 교정의 장이 아니라, 사랑의 포옹이 되어야 한다.


결론:
기독교 윤리는 선악 판단에 기반한 정죄와 우월감의 체계가 아니라, 십자가에서 드러난 하나님의 사랑을 삶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이는 종교적 자아를 회개하고, 조건 없는 수용의 길로 나아가는 윤리적 회심을 요구한다. 복음은 단 하나의 메시지를 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사랑한다.” 이 사랑이 공동체의 윤리적 정체성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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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구 2025.05.07 14:30
    하나님은 심판자가 아니라, 정죄당하심으로 우리를 품으신다. 이 자기희생은 단지 구원의 방식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은 심판자가 아니라, 정죄당하심으로 우리를 품으신다.
    진짜 회개는 “나는 틀렸다”가 아니라 “나는 사랑하지 않았다”는 고백이다.

    롬13:9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탐내지 말라 한 것과 그 외에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그 말씀 가운데 다 들었느니라

    롬13:10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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