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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하고 싶은 마음까지 하나님께 가져오라


시편에는 아름다운 찬양이 많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러나 동시에 시편에는 매우 거친 저주 기도도 있습니다.

원수가 망하기를 구하고, 대적의 집안이 끊어지기를 구하고, 바벨론의 아이들이 심판받기를 바라는 표현까지 나옵니다.

이런 본문을 문자주의적으로 읽으면 이렇게 될 수 있습니다.

“성경에 이런 기도가 있으니 나도 원수의 멸망을 기도해도 된다.”

그러나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원수를 사랑하라.”

십자가에서 예수님은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그러면 시편의 저주 기도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십자가 중심으로 보면, 시편의 저주 기도는 하나님의 최종 윤리를 그대로 드러내는 본문이라기보다 상처 입은 인간의 분노가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분노를 모른 척하지 않으십니다. 피해자의 울부짖음을 “경건하지 못하다”고 침묵시키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네 안의 분노까지 내 앞에 가져오라.”
“네가 감당하지 못하는 복수심까지 내 앞에 토해내라.”
“그러나 그것이 마지막 진리가 되게 하지는 않겠다.”

심각한 폭력의 피해자에게 곧바로 “용서하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잔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예수님의 최종 길은 용서입니다. 그러나 상처 입은 사람에게는 그 길로 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시편의 저주 기도는 바로 그 과정의 언어입니다.

분노가 행동으로 폭발하기 전에 하나님 앞에 토로되는 자리입니다. 
복수심이 인간을 삼키기 전에 하나님께 맡겨지는 자리입니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면 안 됩니다.

시편의 저주 기도는 십자가에서 정화됩니다.

시편은 말합니다.

“하나님, 저 원수들을 심판해 주십시오.”

십자가는 말합니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이 둘을 함께 읽어야 합니다.

시편만 읽으면 복수의 신앙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십자가만 추상적으로 읽으면 피해자의 상처를 억압하는 신앙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편과 십자가를 함께 읽으면 우리는 이런 하나님을 보게 됩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분노를 받아주시지만, 그 분노를 최종 진리로 승인하지는 않으신다.

하나님은 상처 입은 자의 울부짖음을 들으시지만, 
그 울부짖음을 십자가의 용서와 치유로 이끌어 가시는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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