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하지 말라 ― 나는 너를 채우겠다는 십자가의 약속
“도둑질하지 말라.”
이 단호한 한마디는 단순한 금지가 아니다.
하나님의 깊은 사랑과 자비,
그리고 인간의 절박한 결핍을 채워주시겠다는 언약의 선언이다.
우리는 왜 훔치는가?
왜 남의 것을 탐하고, 소유하지 못하면 불안해지는가?
그 뿌리엔 언제나 결핍,
그리고 그 결핍 뒤엔 하나님에 대한 불신이 있다.
“하나님, 당신은 내게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 손으로 빼앗아야만 합니다.”
이것이 도둑질이다.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심, 충분하심을 부정하는 고백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부정의 뿌리를 십자가에서 꺾으셨다.
세상이 움켜쥘 때,
하나님은 두 손을 벌리셨다.
그분은 도둑이라 오해 받으시면서도
자신의 전부를 내어주셨다.
예수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는 너의 결핍을 안다.
그래서 내 생명을 너에게 준다.
이제 너는 더 이상 빼앗는 자가 아니라,
하늘의 것을 받는 자다.”
“도둑질하지 말라.”
이제 이 계명은 이렇게 들린다:
“나는 너를 채우겠다.
너는 더 이상 구걸하지 않아도 된다.
너는 결핍의 사람이 아니라,
사랑 안에 충만한 존재다.”
율법은 외쳤다: “하지 마라.”
복음은 속삭인다: “내가 너를 그렇게 되게 해주겠다.”
도둑질하지 말라.
이 계명은 이제 하나님의 품는 언약이다.
사랑은 움켜쥐지 않고,
십자가는 아무것도 움켜쥐지 않은 채 우리를 안았다.
우리는 여전히 흔들리지만,
더 이상 움켜쥐는 자로 살지 않는다.
그분의 사랑은 매번 결핍을 덮고,
또다시 우리를 채워가신다.
"나는 너를 위해 비워졌다.
그러니 너는 내 안에서 충만하라.
도둑질하지 말라.
왜냐하면, 나는 너에게
내 전부를 이미 주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