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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용서할 수 없는 그 사람 앞이, 나의 아마겟돈이다


1. 들어가며: 우리는 '전쟁'을 잘못 배웠다

아마겟돈, 그 단어를 들으면 사람들은 핵무기, 세계대전, 피와 불, 파괴와 절멸을 떠올린다.
그러나 성경은 그런 아마겟돈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님은 사람의 피를 흘리기보다, 자신의 피를 흘리는 분이시다.

세상은 전쟁을 권력의 충돌로 이해한다. 그러나 성경은 전쟁을 하나님의 사랑이 마지막까지 거절당하는 역사로 그린다.
그리고 그 사랑이 거절당한 자리, 십자가에서 하나님은 가장 영광스러운 승리를 선포하셨다.

아마겟돈은 이 십자가적 승리가 폭로되고 대결되는 영적 충돌의 무대다.
다시 말해, 아마겟돈은 무력의 전쟁이 아니라, 사랑이 거절당하는 전쟁이다.


2. 본문 분석: 아마겟돈, 성경은 단 한 번 언급한다

“세 영이 히브리어로 아마겟돈이라 하는 곳으로 왕들을 모으더라.” (계 16:16)


놀랍게도 '아마겟돈'이라는 단어는 성경 전체에서 이 구절 단 한 번 등장한다.
이는 무기와 전투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오히려 아마겟돈이 무엇인지 깊이 묵상하라는 초대다.

‘아마겟돈’은 히브리어로 하르 므깃도(Har-Megiddo), 즉 므깃도 산이다. 하지만 실제 므깃도에는 ‘산’이 없다.
그곳은 평지다. 전투의 무대가 아니다. 모순이다.

이 지리적 모순은 곧 신학적 상징이 된다. 아마겟돈은 현실적 전쟁의 장소가 아니라,
사랑과 증오, 복음과 폭력, 자기희생과 자기보존이 충돌하는 상징적 전선이다.
무기는 없고, 십자가만 있다.
이곳은 승리자가 피를 흘리지 않고 적을 죽이는 곳이 아니라,
자기 피를 흘려 적을 사랑한 자가 승리하는 전장이다.


3. 복음의 관점에서 본 아마겟돈: 십자가의 재현

성경은 한결같이 선언한다:

“그가 십자가로 그들을 이기셨느니라.” (골 2:15)

“세상 임금이 쫓겨나리라.” (요 12:31)

“죽기까지 자기 생명을 아끼지 아니함으로 저를 이기었도다.” (계 12:11)


이 전쟁의 승리는 사랑의 죽음으로 이루어졌고,
패배는 사랑을 거절한 폭력의 논리 안에 있다.

아마겟돈은 그 승리의 최종 폭로다.
십자가는 하나님과 사탄의 전쟁에서 이미 결정적 승리를 이뤘다.
아마겟돈은 그 승리를 역사의 마지막 장면에 재현시키는 ‘에필로그’ 전쟁이다.
십자가가 승리의 본질이라면, 아마겟돈은 그 최후의 적용이다.


4. 개인의 내면과 공동체의 현실 속 아마겟돈

아마겟돈은 종말의 전쟁이자, 오늘 우리의 싸움이기도 하다.

*내가 나를 배신한 사람을 용서하려 할 때,

*내가 미운 자를 사랑하려고 몸부림칠 때,

*내가 불의에 복수하고 싶지만 참으며 진리로 말하려 할 때,

*내가 주님의 복음을 위해 오해와 조롱을 감수할 때,


그 모든 순간은 아마겟돈이다.

아마겟돈은 단지 ‘그 날’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내가 십자가를 선택하는가, 포기하는가의 순간이다.

십자가는 모든 시대, 모든 영혼의 심장 위에 내려진 사랑의 제안이다.
그리고 아마겟돈은 그 사랑 앞에 “예” 또는 “아니오”로 응답하는 인간 존재의 결단이다.


5. 종말의 실제 역사 속 아마겟돈

계시록은 분명히 말한다.
역사의 끝자락, 모든 권력이 짐승 앞에 무릎 꿇고,
모든 민족이 자기 생존을 위해 진리를 팔 때,
어린양의 무리들은 칼을 들지 않고, 사랑의 복음을 증언함으로 죽임을 당할 것이다.

“그들이 이기리니, 어린양과 함께 있는 자들 곧 부르심을 받고 택하심을 받은 진실한 자들이라.” (계 17:14)


이 싸움은 무기 없는 전쟁이다.
하나님의 군대는 총과 칼이 아니라, 용서와 증언, 자기부인의 십자가를 들고 선다.
사단의 세력은 폭력과 통제를 사용하지만, 하나님의 편은 사랑으로 맞서고 죽음으로 승리한다.

이 종말의 전쟁이 바로 아마겟돈이다.


결론: 아마겟돈은 ‘사랑이 끝까지 거절당하는 자리’다

아마겟돈은 단순한 전쟁이 아니다.
그것은 사랑이 마지막으로 시험받는 자리, 곧 하나님의 사랑이 인간에게 끝까지 거절당하는 비극의 정점이다.

십자가에서 드러난 사랑은 인류 역사의 중심을 가로지르며 계속 흐르고 있으며,
아마겟돈은 그 사랑이 세상의 폭력과 거짓에 마지막으로 정면 충돌하는 순간이다.

이것은 단지 종말의 어느 한 시점에만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다.
모든 시대, 모든 공동체, 그리고 우리 각 사람의 내면 안에서,
이 아마겟돈은 끊임없이 되풀이되어 일어난다.

우리가 사랑을 거부하고 증오를 택할 때,
우리가 복음을 침묵시키고 체제에 굴복할 때,
우리가 원수를 미워하며 자기보존을 선택할 때,
그 순간이 바로 우리 삶 속의 아마겟돈이다.
  • ?
    벚꽃향기 2025.06.11 01:02
    나는 지금 누구를 미워하고 있는가? 그 미움이 바로 내 안의 아마겟돈이었다.
    이제 나는 그 자리에서, 복음으로 싸우기로 결심합니다.
  • profile
    이상구 2025.06.11 15:55
    아멘
    참으로 고귀한 성령의 선물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성령의 선물을 계속 올려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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