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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그리고 쇠사슬


하늘에서 내려오는 천사,
그 손에 들린 것은 전쟁의 칼이 아닌 열쇠와 사슬.
그 사슬은 복수의 무기가 아니었다.
그 사슬은 거짓의 뱀을 묶는 진리,
그 사슬은 사망을 가두는 사랑.

그리고 한 존재,
어릴 적부터 인류를 속여온 그 오래된 거짓—
옛 뱀이요, 마귀요, 사단이라 불리는 자가
마침내 결박당한다.

왜?
왜 하나님은 폭력으로 그를 부수지 않으시고,
결박만 하셨을까?

그것은 그가 사라지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를 폭로하기 위함이었다.

사단은 오랫동안 사람들을 속여왔다.
“하나님은 사랑이 아니야.”
“그분은 널 심판하려 해.”
“그분은 널 조건 없이 받아주지 않아.”

그러나 이제
십자가 위에서 못 박히신 어린양이
세상의 중심에서 외치신다:

“나는 너를 끝까지 사랑했다.”

그리고 그 사랑 앞에서
모든 거짓은 사슬에 묶인다.



2. 천년의 시간, 사랑의 통치


보좌 위에 앉은 자들,
그들은 총칼을 들지 않았고,
그들은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그들은
하늘의 어린양처럼,
죽임당한 자들처럼,
세상의 증오를 뚫고 사랑을 증거한 자들이었다.

그들의 통치는 칼의 통치가 아니라,
눈물의 통치였다.
왕노릇은 명예가 아니라 제사장의 자리,
세상과 하나님 사이를 이어주는
_사랑의 중보자_로 선 자들.

그들은 _첫째 부활_에 참여한 자들.
이 땅에서도 이미 살아난 자들.
사망을 넘어선 자들.
미움이 그들을 덮지 못했던 자들.
비방이 그들을 꺾지 못했던 자들.

그들은 고요히 주의 얼굴을 닮아갔다.
그리하여 천년,
사랑이 다스리는 시간.
복음이 깃드는 공간.
십자가의 향기가 온 세상에 스며드는 계절.



3. 그러나 또다시 어둠이 올라오다


천년이 끝났을 때,
악은 스스로 다시 기어 나온다.
그 누구도 그를 부르지 않았지만,
그는 여전히 자기 욕망에 충실하다.

그는 사랑의 도성을 포위한다.
성도들의 진,
사랑하시는 성을 둘러싼다.
어린양이 흘린 피로 세운 성벽을—
그는 파괴하려 한다.

사단은 말한다:
“너희는 약하다. 용서하다 망한다.”

그러나 성은 말한다:
“우리의 강함은, 사랑을 멈추지 않는 데 있다.”

그때,
하늘에서 불이 내려온다.
무력의 불이 아니다.
그 불은 사랑이 끝내 품으려다 거부당한,
하나님의 눈물로 피어난 _슬픔의 불_이다.

그 불은 정죄가 아니라,
사랑을 거절한 자의 자멸이다.

그 불은 심판이 아니라,
하나님 품에서 떠나기를 끝까지 원한 자들의 안식처 없는 선택이다.



"하나님은 강제로 구원하지 않으신다.
사랑은 침묵하며 기다리고,
끝까지 품지만,
끝까지 거부하는 이들에겐 자유를 허락하신다."



4. 흰 보좌, 흰 마음


그날,
하늘과 땅은 사라지고,
모든 것은 하나님의 얼굴 앞에
벌거벗겨진다.

크고 흰 보좌.
그 위에 앉으신 분은
전능하신 창조주가 아니라,
못자국 난 손으로 우리를 안으셨던
_어린양_이셨다.

그 보좌는 칼이 아니었다.
그 보좌는 고소장이 아니었다.
그 보좌는
사랑이 끝까지 안아주지 못한 영혼 앞에서
울고 있는 아버지의 가슴이었다.

“나는 너를 위하여 죽었노라.”
그러나
그 사랑을 끝까지 밀어낸 자들이
오늘 그 보좌 앞에 서 있다.



5. 책들과 생명책 사이


책들이 열렸다.
모든 기록.
숨겨진 생각들.
은밀한 결정들.
사랑을 밀쳐낸 습관들.
용서를 거부한 자존심들.
복음을 듣고도 흘려보낸 수많은 순간들.

그리고,
또 하나의 책이 열렸다.
그것은 생명책.

그 책에는
완벽한 이들의 이름이 적힌 것이 아니었다.
그 책에는
예수의 품에 안겼던 이들의 이름이,
자기 의를 버리고
십자가를 붙든 자들의 이름이,
어린양의 피로 씻김 받은 자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 이름 옆에
적혀 있는 것은
“이 사람은 사랑을 믿었다.”



6. 불못 – 끝이 아니라, 끝까지 거부된 사랑


사망도,
음부도,
모든 두려움의 근원들도
불못에 던져졌다.

왜냐면,
그것들은 더 이상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하나님 안엔 이제
죽음이 없고,
심연도 없고,
숨을 곳도 없다.

그러나 그 누구든지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한 자,
곧 사랑을 끝까지 거절한 자들은
그 불 속으로 들어간다.

우리는 묻는다.
“어찌하여 하나님은 그들을 불못에 던지시는가?”

그러나 성령은 속삭이신다.

“그들이 그토록 원한 곳이 바로 거기였다.”
“그들은 하나님이 계신 곳을 견딜 수 없어 했고,
그 사랑의 불이 고통이 되었으며,
그 온기가 심판으로 느껴졌노라.”

불못은 하나님의 분노가 아니라,
사랑을 끝내 거부한 자들에게 허락된
‘하나님 없는 자리’일 뿐이다.

그곳에
하나님은 계시지 않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울고 계신다.

  • ?
    벚꽃향기 2025.06.14 01:55
    그날,
    복음을 들으며 가슴이 떨렸던 순간.
    사랑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섰던 그 순간.
    그때,
    당신의 이름이 생명책에 새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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